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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탈영병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by 스마트플랜비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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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은 오징어 보다 높았지.

작년에 오징어게임이 나오기전까지 넷플릭스에서 가장 몰입해서 봤던 콘텐츠는 우리나라 오리지널 드라마 D.P.였습니다. D.P.의 뜻은 Deserter Pursuit 의 약자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탈영병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면서 일어나는 드라마입니다.

 

짧은 6부작에 불과하지만 이야기구조는 꽉찬 느낌이며, 그래서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 봐버릴 수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우리나라 군대의 현실을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리얼하게 보여주면서 대한민국에서 군대문화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아마 군대를 강제로 가지 않는 많은 나라에서는 이런 군대이야기가 매우 신선하면서 이색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탈영병은 부적응자, 불안전한 사람, 평범하지 않은 사람 등으로 부정적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하지만 그 탈영병들이 탈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선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지요. 이 드라마는 누구도 관심이 없는 그들에게 관심을 줌으로써 우리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감정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탈영병보다 탈영을 하게 만든 이유를 보자

군대를 아무리 좋게 포장을 해도 아직 우리 군대는 누구도 가고 싶지 않는 그런 곳입니다. 

요즘은 그렇게까지는 아니겠지만 키가 크다고 헌병되는 등 어이없는 이유로 보직이 정해지기도 합니다.

등장인물 안준호 이병도 별 이유없이 D.P.가 됩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D.P가 되었고 불합리한 선입을 보고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지만 한 탈영병이 자살을 하면서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만난 선임과 제대로 D.P 업무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알지 못했던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알게되고 그들의 속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들을 잡아야 하는 

D.P로서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됩니다.

 

이 DP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는 안준호의 선임이었던 조석봉이 탈영하여 그를 괴롭히던 황병장을 찾아가는 부분입니다. 조석봉의 피해와 황병장의 만행을 보고있노라면 조석봉의 탈영에 모두 공감이 갈 것이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황병장을 죽도록 한번 패주길 바랬습니다. 황병장을 찾아간 조석봉을 보면서 그가 악에 받치고 분노가 쌓여있긴 하지만 근분적으로 천성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는 황병장이 아닌 본인의 머리에 총구멍을 내게 됩니다. 마무리가 너무나 안타까웠고 또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황병장이랑 함께 동반 자폭이라도 했다면 덜 안타까웠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결말이었다면 분명 지금의 여운은 훨씬 덜했을 것입니다. 

 

만연해있는 군대문화

늘 그렇듯 집단을 위해 개인의 존엄과 인권은 외면당해 왔습니다. 드라마에서가 아닌 현실에서 1년에 탈영병이 얼마나 생길까요? 우리는 뉴스에서 탈영소식을 1년에 1번 들을까말까합니다. 과연 그것뿐일까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 동안 수많은 개인들이 집단속에서 그 집단에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학대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는 그냥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군대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상하관계,무조건복종,경직된 조직문화 속에서 군대는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곳입니다. 드라마는 군대조직에 관한 이야기지만 비단 군대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조직문화,군대문화의 비존엄성을 고민해보게 만들어줍니다.

 

한국사회에 익숙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진 몰라도 우리 사회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상하관계의 수직사회입니다. 나이로 위아래를 나누고, 선배,후배로 또 구분지우고, 직장에서도 직급뿐 아니라 몇년차, 몇년차를 따지고, 같은 해에 태어나도 빠른 생일,늦은 생일을 따지는 엄청나게 촘촘한 사다리구조 수직사회입니다. 기본적으로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복종해야 하고 윗사람이 말하면 기본적으로 거절하기 힘든 사회문화. 나이에 상관없이 이름을 부르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서양인들에게는 매우 경직되 보일 것입니다. 그들이 맞고 우리가 틀리다는건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이 수직문화,조직문화로 인해 너무 경직되어 있고 그 속에서 개인들이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좀더 수평적으로 될려고 사회 곳곳에서 노력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징집제 군대제도가 있는 이상은 알게모르게 그런 군대조직문화의 흔적을 지우긴 힘들 것 입니다.

 

D.P.2에 대한 기대와 우려

DP에서는 이런 우리 사회의 문제거리를 가볍지 않게 건드려주었는데요. 과연 앞으로 나올 DP2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DP1시즌처럼 그저 다른 스토리를 안고 있는 탈영병들을 보여주는 이야기라면 시즌1의 재탕이 될 것입니다. 1시즌의 성공으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다른 스토리의 탈영병 잡는 다거나 후임병 DP 의 등장같은 인물관계 설정으로 끌고 가는 것이겠지요. 과연 군대, DP라는 한정적인 소재로 어떤 새로운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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